제 목 | 청각장애학생의 지옥 같았던 통합교육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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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3-11-28 15:25 |
조회 | 556회 | 댓글 | 0건 |
유튜브 링크 | https://youtu.be/5THoSq2s44Q?si=Ic8FqoOlJ1Jl5GJj | ||
2023.07.17.
김민준(15ㆍ가명)군은 청각장애를 안고 태어나 인공와우 이식 수술을 받았고 언어 재활 치료를 꾸준히 받았다. 하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김군의 부모는 아이를 일반 초등학교에 입학시켰다. 김군의 어머니는 “아이가 사회에 잘 적응하려면 일반학교에서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수어를 가르치는건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다고 한다.
김군이 입학 전에 초등 고학년 수학문제를 풀 정도로 영특했기에 김군 부모는 아이가 학교 공부를 따라갈거라 믿었다. 시끌벅적한 초등학교 교실이 김군에겐 고요한 지옥이 됐다. 맨 앞자리에 앉아 선생님 입 모양에 집중해도 수업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웠다. 반 친구들은 김군이 말귀를 못 알아듣고, 말투가 이상하다며 놀리기 일쑤였다. 김군은 학교에서 겉돌았고 수업 시간에 엎드려 있거나 멍하니 창밖만 바라보는 날이 늘었다. 6학년때 김군은 눈물을 쏟으며 고통을 털어놨고 부모는 특수학교 전학을 결심했다. 하지만 청각장애 학생을 위한 특수학교는 전국 14곳 뿐이었다. 수소문 끝에 옮겨간 농학교(청각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에서 김군은 수어를 처음 배웠다. 뒤늦게 수어를 배우려니 쉽지 않았다. 김군은 꾸준한 노력끝에 수어로 어느정도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됐다. 학교에서 김 군은 구어와 수어를 모두 연습하고 있다. 학업 성적도 좋아졌다. 김 군은 “이전에 학교 가는게 지옥 같았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라고 말했다.
김군의 사례처럼 청각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가 수어 교육 필요성을 뒤늦게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다. 20대 청각장애인 딸을 둔 김모(57)씨는 “청각을 되찾고, 말을 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하며 일반 학교를 밀어붙였는데 구어도, 수어도 제대로 못하는 애가 됐더라”라며 “일찌감치 수어를 배웠으면 좋았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국립국어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농아인이 수어 교육을 처음 받게 되는 평균 연령은 15.6세다. 수어는 농아인에게 제1의 언어이지만 언어 능력이 집중적으로 발달하는 유아동 시기에 수어를 배운 농아은 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교육 인프라가 열악한게 가장 큰 문제“라며 ”특수학교 중에서도 농학교는 몇 안되고, 이 중에서도 수어를 교육할 수 있는 선생님이 있는 곳은 손 꼽는다. 농학교에서조차 수어를 가르치지 않는 이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최혜영 국회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청각장애 특수학교는 전국에 14곳이며, 대부분 수도권(7곳)에 있다. 이 가운데 수어 교육이 가능한 곳은 9곳에 불과하다. 그러다보니 청각장애 학생은 2961명(2022년 기준)에 달하지만 이들 중 57%(1689명)은 일반 학교에 다닌다. 이들은 일반 학교에서 수어통역 등 교육 편의를 지원받지 못하고, 교사ㆍ친구들과의 의사소통이 어려워도 도움을 받지 못한다.
이 교수는 “국내 청각장애인 학생 대부분이 인공와우 수술을 받고 일반학교에 다니며 구어 위주의 교육을 받고 있다.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듣고 말하기를 강요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교육 기회가 제한되면서 주변인의 삶을 살게 되는 이들이 너무 많다”라고 말했다.
한국농아인협회는 “청각장애 학생의 원활한 사회활동을 위해서는 수어를 제1언어로 사용하고, 한국어를 제2언어로 읽고 쓰는 능력을 키우는 이중언어 교육이 중요하다”라며 “수어 구사 능력 등 전문성을 갖춘 교사를 양성하고, 교육현장에 배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장애인교육법에 근거해 학교에 수어통역사를 배치하고, 40개 주(州)에서 수어를 제2외국어로 인정하고 수어 교과목을 만들었다. 영국과 일본의 일부 농학교는 이중언어 교육을 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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